성경 단어 나눔

구제 (Alms)

성경은 부근에 가족이나 친척이 없기 때문에 생계수단이 막연했던 과부들을 돌보라고 명령하고 있다(출 22:22 이하 ; 신 10:18). 부족한 자들 특히 과부들과 고아들을 구제하라는 명령은 구약 전체에 걸쳐 계속 언급되고 있으며, 가난한 자들을 위해서는 규례까지 정해져 있었다(레 19:10 ; 신 14:28). 유대인들은 주위의 다른 이방문화와는 달리 이러한 책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유대인들은 본토 이스라엘 땅에 묻히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기 때문에 세계 각 지역에 널리 퍼져 살던 경건한 유대인 이민자들(디아스포라)은 만년에 이르러 예루살렘 근교에 자신의 유골이 묻히도록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살았으며, 결국 불균형적으로 외국출신의 많은 유대인 과부가 예루살렘에 살게 되었다. 그 중에 기독교인이 된 과부들은 대부분 자기들을 돌보아 줄 친척들이 근처에 아무도 없는 매우 딱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교회의 구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들의 수효가 점점 늘어날 뿐만 아니라 이들 외국 이민자 출신 과부들 외에도 예루살렘 본토출신 극빈자 과부들도 많았기 때문에 교회가 이들 모두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이러한 상황을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사도들은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듣는 사람 일곱'을 택하여 이들을 따로 구별하여 세워 공궤, 즉 매일 필요한 양식을 나누어주는 행정적인 사역을 전담시켰다. 사도행전 6장에 나오는 구제, 즉 돌봄의 사역을 위해 택함 받은 일곱 사람들의 이름은 모두 헬라식 이름들로 이를 통해 그들이 모두 헬라파 유대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예루살렘 교회 내에서 소외되어 부당한 대우를 받던 교회 내의 소수파들이었다(행 6:1). 그들 중 한 사람, 니골라는 심지어 전에는 안디옥 출신의 이방인이었으나 유대교로 개종한 개종자였다(행 6:5). 이들 일곱 사람을 따로 세워 구제사역을 우선하도록 위임한 일은 교회 전통에서 보통 집사직의 기원이라고 여겨져 왔다. 1절과 2절에서 '집사'라는 단어가 유래된 헬라어 'diakonia'(사역 혹은 섬김이라는 뜻)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일곱 사람이 실제로 'diakonoi' 즉 집사라고 불린 적은 없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우선적인 책임이었던 구제사역뿐만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동시에 복음전파의 사역도 감당하였다(행 6, 8장).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그분의 사역으로 부르신다. 말씀을 전하고 기도하는 일에 우선적인 책임을 부여받은 열두 사도의 일과 행정적인 구제사역을 우선하도록 부름을 받은 일곱 사람의 일을 똑같이 diakonia, 곧 '사역'과 '섬김'이라고 기록하고 있는 사도행전 6장 1절과 4절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즉, 우리가 하나님께 부름 받은 어떤 사역도 다른 것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도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한 근거는 여기에 나타난 두 가지 사역 모두 성령충만한 사람만이 그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는데 있다(행 6:3). 두 사역간의 차이는 각 사역이 취한 모습과 기능, 이를 위한 주어진 은사가 틀리다는 것뿐이다. 그리스도의 제자는 모두 그분의 '섬김'과 '사역'에 자신의 삶을 드리도록 부름 받은 '전임 기독교 사역자'들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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