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단어 나눔

에베소 (Ephesus)

에베소는 로마제국 아시아 지방의 수도로 지금의 터어키 서부해안에 있던 항구도시이다. 해상과 육상의 주요 무역로가 교차되는 지역에 위치했기 때문에 아시아 지방의 교통/상업 중심지 역할을 감당했으며, 당시 인구 50만이 살고 있던 거대도시였다.

에베소는 아시아 지방의 정치, 상업, 교통의 중심일 뿐만 아니라, 또한 로마제국의 중요한 종교적 중심지였다. 제국 내에서도 에베소의 황제숭배는 유명했는데, 당시 도시 안에 황제숭배를 위해 바쳐진 신전이 3개나 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에베소는 고대근동 풍요의 여신 아데미(Artemis, Diana) 숭배의 중심지로 명성이 높았다(행19:23-41). 100개가 넘는 거대한 기둥과 18미터 높이의 하얀 대리석 지붕, 115미터의 길이, 45미터의 넓이로 이루어진 아데미 신전은 파르테논 신전의 4배 크기로 어마어마한 위용을 자랑하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였다.

아데미 신전에는 항상 수많은 순례자들이 로마 각 지역에서 모여들었으며, 따라서 신전 주변에는 이들을 상대로 음식과 숙소를 제공하거나, 기념품을 파는 장사꾼들이 에베소의 중요한 상권을 형성했다. 특히 신전을 참배하러 온 순례자들의 종교적 열심을 이용해 이들을 상대로 아데미 여신상이나 신전의 모형을 만들어 팔아온 은 세공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이익단체, 즉 조합을 형성하여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행19:24-27). 사도 바울을 공격한 데메드리오는 아마도 당시 이 조합의 대표였을 것이며, 이들은 복음전파의 영향으로 은 세공품의 판매가 매우 저조해지자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종교적 열심과 애향심, 직업적인 자긍심 등을 가장하여 에베소 시민들을 선동, 복음을 핍박하였다.

에베소는 이 외에도 각종 미신종교의 영향으로 주술과 마술이 유명했는데, 특히 귀신을 쫓는 마술과 부적을 파는 사업이 매우 번창했다(행19:13-20). 마술의 비법이나 주문, 부적들은 파피루스에 기록하여 두루마기처럼 감아 원통에 보관했으며, 이러한 마술비법, 마법의 주문, 부적 등을 적은 문서들은 로마 사회에서 '에베시아 그라마타' (Ephesia grammata), 즉 '에베소 증서'(Ephesian Letters)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에베소 증서'는 로마인들 사이에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으로 인기가 높아,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에베소의 주요상품이었다. 당시 일꾼들의 일당이 1 드라크마였던 것을 비교하면, 그리스도를 영접한 마술사들이 불사른 두루마기 책의 총액 오만 드라크마는 엄청난 것이었다(행19:19). 대부분의 유대교 교사들은 마술을 죄라고 가르쳤으나, 마술에 대한 많은 고대문헌들은 마술을 이용해 귀신을 쫓는 이들이 대부분 유대인이었거나 유대교적 지식을 사용하는 자들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행19:13-16).

비록 3차 전도여행의 대부분의 시간을 에베소에서 보낼 정도로 많은 시간(약 2년여)을 할애해야했고, 또 사도 바울 스스로 '맹수와 싸웠다'(고전15:32), '힘에 지날 정도로 심한 고난을 받아 살 소망이 끊어지고 마음에 사형선고를 받은 줄 알았다'(고후1:8-9)는 표현을 할 정도로 극도의 어려움 처하기도 했지만, '자기를 의뢰하지 않고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의 능력', 즉 복음의 능력만을 의지한(고후1:9) 에베소에서의 전도활동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결과적으로 에베소의 대표적인 2대 주요 종교산업이었던 주술적 부적과 아데미 우상 판매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후 에베소는 근방에 위치한 골로새, 히에라볼리 뿐만아니라,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아시아의 일곱 교회 중 나머지 여섯 교회, 라오디게아, 버가모, 사데, 서머나, 두아디라, 빌라델비아 등으로 복음이 퍼져나가는 중심 거점교회의 역할을 감당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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