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단어 나눔

헤롯 (Herod)

헤롯가문은 예수님의 탄생과 죽음, 그 후 이어지는 초대교회의 핍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당시의 중요한 지배세력 가운데 하나였다. 같은 이름을 가진 헤롯가문 출신 왕들이 4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자주 등장하고 있으므로, 신약성경의 역사적 배경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선 이들의 가계를 간략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록 헤롯가문이 로마 등 강력한 외세의 지원을 등에 업고 유대지방의 왕가(王家)로 군림하고 있었지만, 사실 이들은 정통 유대인이 아닌 야곱의 형 에서의 후예, 에돔족속 이두메인 출신이었다. 당시 이두메인들은 신구약 중간기에 잠시 유대지역을 다스렸던 유대인왕조 하스몬 왕가에 의해 이미 강제적으로 할례를 받고 유대교로 개종되었기 때문에 이들도 명목상으로는 유대인에 속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출신성분 때문에 백성들로부터 정통 유대인으로서 인정을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으며, 따라서 유대교 지도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많은 친 유대교적 정책을 펼쳤다. 예수님과 그의 교회에 대한 핍박을 위해 유대고 지도자들과 연합했던 헤롯왕가의 모습 뒤에는 바로 이러한 정치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었다.

헤롯대제(Herod the Great)로 불리는 왕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이야기에 등장하는 유명한 폭군으로, 동방박사를 만나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새로운 '유대인의 왕'이 태어날 것을 전해듣고 베들레헴의 2살 이하 모든 남자아이들을 학살하도록 명령한 바로 그 '헤롯왕'이다(마2:1-18). 유대인들의 협조를 얻기 위해 대제사장가문의 딸이었던 미리암네를 아내로 맞이했고, 예수님도 친히 방문하시어 가르치기도 하셨던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한 장본인이었지만, 포악한 통치와 친 로마적인 성향 때문에 대부분의 백성들에게 미움을 받았다. 성경의 기록 외에도 당시 역사가들이 기록한 헤롯대제의 모습은 매우 포악한 성격에 의심도 많은 인물로 그려져 있고 특히 의심 끝에 자신의 아내 미리암네와 3명의 친아들을 잔인하게 살해한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

헤롯 안티바스는 헤롯대제와 사마리아인 아내 사이에 태어난 아들로 갈릴리와 뵈뢰아 지방의 분봉왕이었으며, 세례요한을 처형시킨 바로 그 '헤롯왕'이다. 그는 예수님으로부터 여우라 불렸으며(눅13:31-32), 체포당하신 예수님을 잠시 마주 대한적도 있었다(눅23:7 이하). 예수님 처형이후, 정치적 암투 속에 황제에 대한 반란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AD 39년 폐위되어, 세례요한의 목을 요구했던 자신의 아내 헤로디아와 함께 귀향을 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사도행전 12장에 등장하는 '헤롯왕'은 헤롯 아그립바 1세로 헤롯대제의 손자이다. 헤롯대제와 대제사장 가문의 딸 미리암네 사이에 태어난 아들의 후손으로, 외할머니 가문의 배경 때문에 유대교 지도자들 사이에 어느 정도 신망을 받고 있었으며, 율법적으로는 바리새파를 지지하여 성전에도 자주 찾아가는 등 외형적 경건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헤롯 안티바스의 조카(이복형제의 아들)이며 동시에 헤로디아의 친오빠로 그의 처남이 된다. 유대 지도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12 사도 중 하나인 야고보를 처형하였으며(행12:2), 이에 대한 유대교 지도자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확인한 후 베드로도 죽이기 위해 체포하였으나 실패로 돌아간다(행12:3-19). 종교적 경건함을 가장하여 정치적인 안정을 이루면서 동시에 로마의 지원에 힘입어 절정에 달해 있던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원했던 아그립바 1세는 '마땅히 하나님께만 드려져야하는 찬양'을 많은 군중들 앞에서 거리낌없이 취함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챘으며 바로 그 즉시 고통을 호소하며 급사하는 변을 당했다(행12:19-24). 이 일은 당시 사람들에게 매우 놀라운 사건으로 여겨져 성경 이외의 역사기록에도 그 정황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사도행전 25-26장에 등장, 사도바울을 대면한 '헤롯왕'은 이 아그립바 1세의 아들 헤롯 아그립바 2세로 유대의 왕이 되었으며, 유대인의 반란으로 로마군대에 의해 예루살렘이 완전히 멸망된 후, 로마로 가 행정관에 임명되어 일하다가 거기서 자식없이 죽음으로써 헤롯가문의 마지막 통치자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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