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단어 나눔

결례 (Purification)

하나님께 서원한 사람이 유대 율법에 따라 서원 기간동안 정결 의식법에 규정된 규범을 지키는 예식을 말한다. 서원이란 단순한 기도의 형태를 넘어, 하나님께 자신의 몸을 구별하여 드린다는 의미의 일종의 특별한 서약과 같은 것으로, 구약성경은 이러한 서원자들을 '나실인'이라 불렀다. 나실인의 서원기간은 짧게는 7일, 보통 30일이었는데, 이들은 서원 기간동안 기본적으로 삭발과 음주 등을 금했으며, 포도주를 비롯해 포도나무에서 나는 아무런 소산을 먹을 수 없었고, 특히 죽은 시체나 동물과 같은 부정한 것을 만져서도 안되었다(민6:1-21).

서원자들은 서원기간이 끝난 후 성전으로 가서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헌신기간이 끝났음을 공식적으로 알렸으며, 헌신기간 동안 부족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혹시 부재중에라도 지었을 수 있는 범죄에 대해 용서를 빌면서, 헌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 번제, 속죄제, 화목제, 소제 등의 제사를 드렸다. 이 때 헌신의 기간동안 삭도를 대지 않았던 머리카락을 잘라 화목제물의 불에 넣는 절차를 거쳤다(민6:13-20).

사도행전 21장에서 사도바울 일행이 도착한 예루살렘은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유대인들 사이에 민족주의적인 저항방식이 강력한 지지를 얻기 시작하면서 유대인과 이방인들 사이의 긴장은 고조되어 있었고, 성전에서는 '시카리(sicarii)'라고 불리는 자객들이 이방인과 손을 잡았다고 의심되는 유대 귀족 집권층까지 암살하는 상황이었다.

바울에게 이방인을 향한 선교문제 문제만큼은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질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바울은 가능한 한 유대인들의 비위를 건들이지 않고 이들에게 보다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실행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행21:26; 고전 9:20이하). 당시 자신의 돈으로 다른 가난한 나실인의 제사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은 경건한 유대인으로 여겨졌는데, 유대의 전통적 율법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바울은 자기 스스로 결례를 행했을 뿐만 아니라 야고보의 추천을 받은 4명의 다른 서원자들의 결례 비용까지 모두 자신이 감당하였던 것이다(행21:24).

이방인 전도사역에 대한 예루살렘 유대인들의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했던 이런 시도는 결국 아시아에서 온 일부 유대교 순례자들의 거짓 모함으로 모두 물거품이 되었고, 오히려 이들의 선동으로 사도 바울은 로마군인들에게 결박을 당한 채 체포된다(행21:33).

구약의 다른 의식적 율법들이 그러하듯 결례, 즉 정결의식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더 이상 율법의 의식적 구별이 아닌, 예수 안에서 새롭게 거듭난 심령으로써 하나님께 구별되어 바쳐진다(롬7:5-6; 고후3:6-11).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하나님께 선택되어 구별되어진 거룩한 백성, 새로운 나실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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