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거듭나게 하소서
 
- 명상록 / 최효섭
다시 거듭나게 하소서


땅만 내려다보고 허무함을 찾아 헤매는 내가

높은 곳을 바라보는 독수리로 다시 나게 하소서

남의 약점과 실수를 기뻐하는 내가

상처를 싸매주고 함께 우는 자로 다시 나게 하소서

울적하고 고독하여 한숨짓는 내가

이웃까지 즐겁게 하는 종달새로 다시 나게 하소서

욕심껏 내 뜻대로 망아지처럼 뛰던 내가

아버지 뜻에 행복하던 예수를 닮게 하소서

움켜쥐는 것을 인생의 성공으로 생각하던 내가

나를 비우고 내어주는 사마리아인이 되게 하소서

나의 작은 상자에서 벗어나

넓게 보고 높이 볼 수 있는 새 사람으로 다시 나게 하소서

내 마음이 언제나 평화롭게 하시고

십자가를 찾아서 지게 하소며

비구름이 뚫고 소망의 태양을 보게 하시고

죽음이 영생의 출발이 되고

무덤이 천국의 문이 되던 부활의 새벽을

나에게도 주셔서 고치 벗은 나비처럼 다시 나게 하소서

다시 사신 주님, 나를 다시 나게 하소서

아멘.


거듭난 신자는 낙타와 같다. 낙타는 짐이 실려질 때

무릎을 꿇는다. 거듭난 신자는 주께서 짐을 지워주실

때 감사한 마음으로 무릎 꿇고 받는다. 예수께서

십자가를 감사와 겸손으로 받으셨듯이. 거듭난 신자란

예수님의 두 말씀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한 말씀은 "나를 따르라" 하신 말씀이요, 다른 말씀은

"땅 끝까지 가라"라는 말씀이다.


명상록 / 최효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