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회를 준비하면서: "돌아가는 길처럼 보일지라도" - 이화정 (Paul1 간사)


내 생각과는 다른 것을 선택해야하는 상황이 생기기 전에는 내가 얼마만큼 주권회복과는 관계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지 깨닫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번 수양회 준비팀장을 맡는 과정이 나 스스로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더더욱 귀한 기회로 생각된다. 이미 벌여놓은 일들이 너무나 많았던 나는 더 이상 어떤 일도 끼워 넣을 시간이 없어 보였다. 잠은 이미 줄일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줄인 상태였다. 그래서 팀장 맡는 것을 다음 기회로 미루고 싶었었다. 하지만 거절을 위해 움직였던 나의 인식 세계는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 이외에 팀장으로 가능했던 한 분과 내가 서로 바빠서 못하겠다고 팽팽히 맞섰을 때(?), 내 머릿속에 휙 지나갔던 생각은 - 당시의 그 분과 나의 상황을 내 맘대로 비교하면서 - "내가 더 바쁜데"였다. 순간 움찔하면서 내 스스로가 얼마나 교만하고 마음대로 상대를 판단하는지를 깨달았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당시 그 분도 상상 이상의 바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내 생각이 이상한 쪽으로 자꾸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 수양회 준비팀장 사역을 받아들였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이라 확신하면서. 늘 주장하듯 "벼랑에서 뛰어내려 봐야 하나님께서 받아주신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되뇌이면서.

내가 너무나 밀어 붙여서 많이 힘드셨을 2001년 가을학기 수양회 준비팀 여러분께서 너무나 수고 많이 하셨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가 배운점들이 너무나 많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또한 나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의견이 아무리 유치할지라도 그 것을 꺽지 않으시고 도와주시던 Y 간사님의 엄청난 창의력과 성실성, 그리고 완벽성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또 많은 것을 배웠다.

처음 준비를 시작하면서 나는 나의 시간을 "써서(사용해 내 놓으면서)" 수양회를 잘 준비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수양회가 끝났을 때 내가 사용해 내 놓은 것보다 훨씬 큰 것을 내가 차지한 것을 가득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가라고 하시는 길, 지금은 돌아가는 길처럼 보일지라도 그 길이 지름길이다.

"너의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 (빌립보서 2장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