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이 땅에서 맛보는 하나님의 그 선하심 - 김혜진 (전 GWU1 코디)


나는 진짜 고난을 맛본 적이 없고, 철저한 광야에 홀로 서 본적이 없지만 광야와 고난 이야기가 나오면 그냥 반갑다. 고난의 깊이와 넓이가 나를 좀 깊어지게 하고 넓어지게 하지 않을까. 그 깊이에서 뭔가 꺼낼 것이 있고, 그 넓이만큼 뭔가 담겨져 있다는 것 아닐까 하는 기대감 같은 믿음 때문인 것 같다.

내가 받은 고난이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고난도 아니고, 스데반 집사가 돌에 맞아 순교하는 고난도 아니고, 바울 사도가 옥에 갇히고 매맞고 핍박 받는 고난도 아니고, 심지어 우리 아부지가 대학로 길거리에서 복음 전하신다며 받은 고난도 아닌데. 그런데 이 길지도 않은 인생이 뭐가 그리도 사는게 힘들다. 참 자주도 어렵고 자주도 눈물을 흘린다. 고난이라고 하기에 부끄러우면서도, 이제 내 사는 것이 내가 사는 것이 아니고 내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사는 것이기에, 내 어려움과 내 힘듦이 나만의 아픔이 아님을 믿는다.

고난앞에서 내 안의 진리의 법과 육신의 법이 번번히 전쟁을 벌인다. 하나님은 '내가 너를 만들 테니 너는 나를 바라라' 하신다. 다른 한쪽에서는 '내가 너를 망가뜨릴 테니 너는 환경을 보아라' 속삭인다. 고난에 심겨진 하나님의 뜻을 항상 바로, 고난을 겪으면서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분의 기대하심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었다. 아직은 깨달을 수 없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애쓰기보다 명확한 것을 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편이 더 지혜로운 듯 했다. 하나님을 100% 믿고 의지하는 것, 그리고 현재에 충실하는 것.. 환경을 보면 얽혔고 우겨쌈을 당했고 거꾸러뜨림을 당한 것 같지만, 하나님의 뜻은 막힘이 없는데, 그 하나님의 뜻만 품을 수 있다면 넉넉히 이길 수 있는데.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행복하고 편안하다고 느껴지기 시작할 때 나는 세상을 영원한 집으로 삼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될 때 세상 자체가 하나님께 돌아가는 나그네의 길에는 심각한 장애물이 되었다. 완전하지 못한 세상이 살만하다고, 꽤 만만하다고 느껴질 무렵 고통이라는 고난이 때맞춰 절묘하게 찾아왔다. 한참을 아프고 눈물을 쏙 빼고 난 후, 나는 갈 길 모르니 주여 인도하소서.. 천부여 의지 없어서 손들고 옵니다.. 엎드릴 때, 그 진리의 법이 이기는 순간은 참으로 짜릿한 맛이 있었다. 고난과 함께 주시는 은혜의 맛이 참으로 기가 막히다. 때로는 측량 못할 사랑에 목이 메이고, 하나님이 생각보다 가까이 계심을 느낀다. 말씀을 보다가 하나님의 진리가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이 차 오른다.

DC에 오기 전 텍사스 1년을 나는 광야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40년"이었는데, 요셉은 "13년"이었는데.. 하며 스스로 위로했던 시간이었다. 그때는 어쩌면 그렇게 말씀을 송이꿀보다 달게 공급해주시는지.

내가 앞으로 가도 그가 아니 계시고 뒤로 가도 보이지 아니하며 그가 왼편에서 일하시나 내가 만날 수 없고 그가 오른편으로 돌이키시나 뵈올 수 없구나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 내 발이 그의 걸음을 바로 따랐으며 내가 그의 길을 지켜 치우치지 아니하였고 내가 그의 입술의 명령을 어기지 아니하고 일정한 음식보다 그 입의 말씀을 귀히 여겼구나 그는 뜻이 일정하시니 누가 능히 돌이킬까 그 마음에 하고자 하시는 것이며 그것을 행하시나니 그런즉 내게 작정하신 것을 이루실 것이라 이런 일이 그에게 많이 있으니라 그러므로 내가 그의 앞에서 떨며 이를 생각하고 그를 두려워하는구나 하나님이 나로 낙심케 하시며 전능자가 나로 두렵게 하시나니 이는 두려움으로 나를 끊지 아니하였고 흑암으로 내 얼굴을 가리우지 아니하셨음이니라 (욥기 23:8-17)

내가 받는 고난을 인하여 여호와께 불러 아뢰었삽더니 주께서 내게 대답하셨고 내가 스올의 뱃속에서 부르짖었삽더니 주께서 나의 음성을 들으셨나이다 (요나 2:2)

나 같으면 하나님께 구하고 내 일을 하나님께 의탁하리라 하나님은 크고 측량할 수 없는 일을 행하시며 기이한 일을 셀 수 없이 행하시나니 비를 땅에 내리시고 물을 밭에 보내시며 낮은 자를 높이 드시고 슬퍼하는 자를 흥기시켜 안전한 곳에 있게 하시느니라 (욥기 5:8-11)

여호와의 말씀에 가련한 자의 눌림과 궁핍한 자의 탄식을 인하여 내가 이제 일어나 저를 그 원하는 안전지대에 두리라 하시도다 여호와의 말씀은 순결함이여 흙도가니에 일곱번 단련한 은 같도다 (시편 12:5-6)

왕골이 진펄이 아니고 나겠으며 갈대가 물없이 자라겠느냐 이런 것은 푸르러도 아직 별 때 되기 전에 다른 풀보다 일찍이 마르느니라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자의 길은 다 이와 같고 사곡한 자의 소망은 없어지리니 그 믿는 것이 끊어지고 그 의지하는 것이 거미줄 같은 즉 그 집을 의지할찌라도 집이 서지 못하고 굳게 잡아도 집이 보존되지 못하리라 식물이 일광을 받고 푸르러서 그 가지가 동산에 뻗어가며 그 뿌리가 돌 무데기에 서리어서 돌 가운데로 들어갔을찌라도 그곳에서 뽑히면 그 자리도 모르는 체 하고 이르기를 내가 너를 보지 못하였다 하리니 그 길의 희락은 이와 같고 그 후에 다른 것이 흙에서 나리라 하나님은 순전한 사람을 버리지 아니하시고 악한 자를 붙들어주지 아니하신 즉 웃음으로 네 입에 즐거운 소리로 네 입술에 채우시리니 너를 미워하는 자는 부끄러움을 입을 것이라 악인의 장막은 없어지리라 (욥기 8:11-22)

오직 나는 여호와를 우러러보며 나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나니 나의 하나님이 나를 들으시리로다 나의 대적이여 나로 인하여 기뻐하지 말찌어다 나는 엎드러질찌라도 일어날 것이요 어두운데 앉을찌라도 여호와께서 나의 빛이 되실 것임이로다 나의 대적이 이것을 보고 부끄러워 하리니 그는 전에 내게 말하기를 네 하나님 여호와가 어디있느냐 하던 자라 그가 거리의 진흙같이 밟히리니 그것을 내가 목도하리로다 (미가 7:7-10)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크게 여기사 그에게 마음을 두시고 아침마다 권징하시며 분초마다 시험하시나이까 주께서 내게서 눈을 돌이키지 아니하시며 나의 침 삼킬 동안도 나를 놓지 아니하시기를 어느때까지 하시리이까 (욥기 7:17-19)

여호와여 내 마음이 교만치 아니하고 내 눈이 높지 아니하오며 내가 큰 일과 미치지 못할 기이한 일을 힘쓰지 아니하나이다 실로 내가 내 심령으로 고요하고 평온케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 어미 품에 있음 같게 하셨나니 내 중심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시편 131:1-2)

달고 오묘한 그 말씀, 생명의 말씀이 내가 고난 가운데 있지 않았다면 맛이나 볼 수 있었을까. 매일 수첩에 빼곡히 적었던 이 말씀들이 내게 다시 고난을 기억하고 기대하게 해준다. 믿음의 선진들의 간구와 절박함.. 그 가운데에도 나는 하나님만 바랐노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는 떳떳함. 그리고 넘치게 주시는 은혜와 소망. 감사와 평안... 고난의 시작에서 하나님의 완벽한 승리를 확신하기에 평안할 수 있는 그들의 믿음이 너무도 배우고 싶다. 그러나 한가지, 받아야 할 고난이라면, 이왕이면... 복음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그 권리에 동참하듯 그 고난에 동참하고 싶다. 참 제자로 완성되기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