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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야기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한 것들의 증거니 (히브리서 11:1)

고등학교 제학 당시 믿음으로 그 삶이 확연히 바뀐 언니를 좇아 성경공부를 잠시 다녔었습니다.
당시 저는 모태 신앙이라고는 하지만 주님 앞에선 한없이 무지한 어린 아이였고, 사실 일시적이었지만 그 시간들이 하나님이란 분에 대해, 믿음이란것에 대해 짧은 견해로나마 생각해보게 되었던 동기가 되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성경 공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조금 알아 가던 과정중 저는 아주 큰 늪에 빠지고 말았었습니다. 그때는 제 자신에게 세상이 가져다 주었던 허상들이 너무 컸었고 모든것을 다 가졌다고 자부 했었던거 같습니다.가까와진 선망하던 대학 입시가 그것이었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던
주변의 지인들이 그것이었는데 그때에 저는 하나님을 제 스스로 결단하여 떠나 버렸습니다. 사실 하나님을 떠나버리고 난 후 모든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것처럼, 거짓말처럼, 한줌의 재가 되듯 사라져갔습니다. 풍선 같이 부풀어 있던 자만심이 터져 버린 후 삶에서 겪는 고통은 그야 말로 봇물 터지듯 끝이 없었습니다.

3년을 하나님을 부인하면서 살았었습니다. 예수그리스도의 존재 여부를 부인하였던 것은 아니었지만 돌아 갈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무런 기적없이 증거없이 어떠한 존재에 열광할수 있다는것 자체가 미심적었던 때에 저는 그렇게 하나님께서 불러 주셨던 그 은혜에 등을 돌리고 세상속으로 다시 걸어 들어갔었습니다.

죄가 율법 있기 전에도 세상에 있었으나 율법이 없을 때에는 죄를 죄로 여기지 아니하느니라
(로마서 5:13)

3년이란 시간동안 견주어 볼 율법이 없었으니 스스로 세운 작은 원칙에서만 벗어나지 않으면 된다고, 그리고 그 원칙들마저 무너져버렸을때에는 양심마저 상실해 버렸었습니다. 죄를 짓는 자신이 죄인인줄도 모르고 살았으니 제 영혼은 죽었었습니다.

처음 일년은 한없이 앗아 가시는 하나님을 체험했고, 그후 이년이란 세월은 사라져버린것들에 대한 미련과 원망으로 반항하면서 살았습니다. 이년이란 세월도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늦은 귀가 시간때문에 가족들과 회복할 수 없을정도로 멀어져 버렸고, 급기야는 술과 담배에 중독되어 살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변해가는 제 모습에 스스로 실망하고 혐오하게되어 사람들을 멀리하게 됐고 덕분에 후에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렸었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순간이 제게 세번이 있었는데 죽음을 앞에 두고 체험할 수 있는 그 짧은 순간의 공포들을 겪고도 저는 결코 감사 할줄 몰랐습니다.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던 제 자신을 보고 감사하다기 보다는 "질기기도 하네 내 명. 살아 준다 까이꺼." 이랬습니다.

회개라는것이 무서웠던 때가 있었습니다. 무겁고 어렵게 그리고 왠지 꺼려졌었는데, 스스로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시인하면 그것이 회개란것을 그 때는 깨닫지 못했었기때문일것입니다. 사실 죄인이다라는것을 깨닫기까지가 가장 힘들다고 합니다. 우리는 매일 매일을 죄를 지으며 사는 죄인들임을 깨닫고 매일 회개를 해야하는데 말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로 자유케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세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갈라디아 5:1)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다 유익한 것이 아니요 모든것이 내게 가하나 내가 아무에게든지
제재를 받지 아니하리라(고린도 전서 6:12)

언제나 그곳에 계신 주님 이셨는데 저를 버리신 줄로만 알고 주님안에서 저는 사춘기를 아주 혹독하게 치뤘었습니다. 불과 6개월정도 흘렀던것 같습니다. 여름날 침대에 누워 있다가 갑자기 혼자 중얼 거리는 저를 발견하고 스스로 경악했었습니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내일 교회 가야지. 꼭 가야지!" 를
아주 여러번 반복하고 있었던 제 모습에 대해서. 3년동안 지은 죄의 무게에 눌려 하나님께 나아가기가 힘들었었는데 하나님앞에 나갈수 없는 변명을 하지 않게 되고 더이상 타인의 시선또한 두렵지 않았습니다.
성경공부를 다시 나오게 되고 교회도 다니게 되고 기도 또한 스스로 해보고. 주변 사람들은 제가 어디 아픈게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더러는 "저러다 말겠지" 그랬다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저도 제가 주님 안에서 이렇게 확고한 믿음이, 사랑이 생길 줄 정말 몰랐었습니다. 아직은 이론적으로나 어떠한 말로 형용할수는 없으나 저는 주님이 주시는 진정한 자유를 체험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던 독한 모범생이었던 고등학교 재학 당시에 공부 해야한다는 이유로 그분으로부터 멀어졌을때에도, 훗날 사람들에게 "개날라리"란 소리를 듣고 손가락질을 받았을때에도 한번도 누릴수 없었던 자유가 제게 주어졌습니다. 예전에 사랑하던 모든것들이 제게는 더이상 진리도, 자유도 그 무엇도 아님을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자유만이 오직 진정한 자유요, 진리이고 생명이라고 감히 이제는 시인할수 있습니다.

기적을 보거나 그분의 음성을 실제로 듣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나 같은 죄인 또한 소홀히 하지 않으시는 주님이, 나 같이 더러운 인간을 위해서도 귀한 피를 흘리셨고 또한 살리셨다는 그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기적이고 놀라운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갈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지난 6개월 동안 경험을 통해 배우고 있는것은 하나님안에서 타인을 아니, 우리 형제 자매 각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인간이 끝없이 번뇌하고 부딫치는 고난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난을 당하고 어려운 문제를 직면하게 될때에 우리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믿음이, 그 뿌리가 흔들리워져서는 안되겠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지키고 주님의 은총아래에
산다는 것은 가장 큰 선물이고 또 제가 지금부터 풀어가야 할 끝없는 과제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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