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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으로서 예수님을 따르는 삶
 
이주옥
이주옥 님은 전 KBS Georgwtown에서 코디로 섬겨주셨고 현재는 서울에서 생활하십니다.
 

 

솔직히 웹진 글을 부탁받았을 땐 별 거부감이나 부담감 없이 "쓰겠다"고 승낙했다. 전에 워싱턴에서 일하고 KBS에서 성경공부할때 웹진 일을 맡았었고, 그때도 여러 곳에 있는 형제 자매들에게 글을 부탁하는 입장에 있어서 편집자의 고충을 잘 알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더 솔직한 것은 아마 내가 이 글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그랬다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러면서 글 부탁을 받은 사람들이 왜 그리 부담스러워하며 오랜 시간 고민했는지 그들의 입장이 되어보니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편집자는 내게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즉 나의 직장생활에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글을 기대하고 부탁한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회개의 글이 될 것 같다는 강한 느낌으로 시작하지만 이 글을 통해 "한 명이라도 공감하며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미국에서 한국에 온지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벌써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게 밑겨지진 않지만 우리 직장 상사가 자주 하는 얘기로 시간은 정말 거꾸로 매달아도 간다. 처음에 한국에 들어왔을 땐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뚜렷하게 목표를 설정한 건 없었지만 미국에서 했던 컨설팅 일 만큼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었는데 하나님은 다른 생각을 하셨던 것 같다. 감사하게도 9-10월은 한참 취업 시즌이어서 대학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얻은 후 경험을 살릴 수 있고 한국 회사나 사회에 경험이 적은 나에게 적응이 비교적 용이할 것 같다는 회사들 위주로 원서를 넣다 보니 절대 가지 않겠다는 컨설팅 회사에 다시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지금 일하는 곳은 많은 이들의 동경의 대상이 된다. 소위 말하는 내놓으라 하는 기업들이 힘겨워하고 있는 문제들을 마치 해결사인 냥 들어가서 풀고 나오는 일이 컨설턴트의 임무라고 여기고 있을 것이다. 내가 느끼는 건 늘 좋은 곳에서 더 좋은 곳을 바라보는 입장이다 보니, 하나님의 얼굴 보다는 내 출세가 더 뚜렷하게 보이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만족할 줄 모르는 욕구가 있는 인간이다 보니 자꾸 세상이 말하는 성공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고 한다. 그럴 때 마다 주님은 양심을 치신다, 그리고 나의 환경에 변화를 주신다.

처음 입사했을 때를 떠올리면 청년실업의 문제가 이렇게 큰 때에 취직을 허락하시고 아주 낮은 자의 마음으로 감사했었다. 그런데 첫 프로젝트를 마치고 회사 생활에 적응하고 편하게 생각하다 보니 교만이라는 것이 어느덧 내 마음에 찾아왔다. 내 능력으로 내 머리로 이런 좋은 직장에 들어온 것 같았고, 그대로 밀고 나가면 된다는 생각에 일에 몰두하는 시간과 하나님과 동행하는 시간은 반비례 관계를 이루고 말았다. 돌이켜 봤을 때 심각했던 것은 그 당시에는 그것을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고 싶지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정도는 그와 보내는 시간과 반드시 비례한다. 인간관계를 살펴봐도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짧다고 느낄지 몰라도 시간을 적게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같이 있어도 늘 보고 싶은 것처럼 하나님과 나의 관계는 그래야 정상인 것이다. 쉽게 말하면 난 애인을 버려두고 한 눈 팔고 있었다.

일에 잡혀 있던 나를 주님을 일을 통해 다시 돌려놓으셨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해외로 파견을 나가게 되었는데, 비록 딱 2주만 있을 예정이었지만 그것도 채우지 못하고 돌아온걸 보면 나의 직장 생활을 통틀어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장담한다. 교만에 가득 차서 적응을 했다고 여겼으니 업무 부분이나 다른 사람들과 일하는 부분에서 문제가 전혀 없을 줄 알았는데, 내가 아는 것은 쥐꼬리 만큼도 없었고 나와 일하는 스타일이 달랐던 상사와는 마찰을 빚게 되었다. 그때 마음 고생이 심했던 시간은 무릎 꿇고 주님을 부르짖었던 시간이 되기도 했다. 교만하기 끝이 없었던 나를 말씀으로 잡으셨고 힘들 때 나에게 힘이 되는 말씀을 적게 하셨다. 지금도 사무실 벽에 부쳐놓고 보는 말씀 구절들이다.

Moses answered the people, “Do not be afraid. Stand firm and you will see the deliverance the Lord will bring you today…The Lord will fight for you; you need only to be still.”(Exodus 14:13-14)

“For I know the plans I have for you,” declares the LORD, “plans to prosper you and not to harm you, plans to give you hope and a future. Then you will call upon me and come and pray to me, and I will listen to you. You will seek me and find me when you seek me with all your heart.”(Jeremiah 29:11-13)

“…Do not grieve, for the joy of the Lord is your strength.”
(Nehemiah 8:10)

“God is our refuge and strength, an ever-present help in trouble. Therefore we will not fear, though the earth give way and the mountains fall into the heart of the sea, though its waters roar and foam and the mountains
quake with their surging… Be still, and know that I am God; I will be exalted among the nations, I will be exalted in the earth.”(Psalms 46:1-3; 10)

그때의 경험을 통해서 말씀의 달콤함을 다시 알게 되었고 하나님과 단둘이 보내는 시간도 정말 행복한 것임을 깨닫게 하셨다. 비록 지금의 직장생활도 전쟁이고 내가 바람 피는 날이 아직도 있긴 하지만 하나님은 나의 매일을 책임지고 계시고 나는 그분의 은혜를 받고 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며, 그 분이 바람피실 일은 절대 없을 것임을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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