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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추천:

<안식의 여정>, 헨리 나우웬 지음 (2001, 도서출판 복 있는 사람)

임현식(GU1 간사)

      이 책은, 하바드 대학교의 안정된 교수직을 버리고 캐나다의 한 장애인 공동체에 들어가 장애인들을 섬기며 살았던 헨리 나우웬의 생애 마지막 한 해의 일기를 모은 유작이다.

      1995년 9월 헨리가 섬겼던 라르쉬 데이브레이크 공동체는 9년간 쉬지 않고 공동체를 섬겼던 헨리의 사역에 감사하여 1 년의 안식년을 보내주면서 헨리에게 두 가지 숙제를 내주었다. 안식년 동안 매일 자기 내면과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록하는 것, 그리고 글쓰기 외에 그 어떤 일도 사절하는 것. 약속대로 헨리는 솔직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일상생활을 기록했고, 그 기록은 하나의 책으로 출간이 되었다. 하지만, 안식년을 마치고 돌아온지 불과 3주 만에 헨리는 갑작스런 심작발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이 책은 뜻하지 않게 그의 마지막 유작으로 남게 되었다.

      헨리 나우웬이 남긴 30여권의 감동적이고 심오한 다른 책들과는 달리, ‘안식의 여정’은 사실 매우 수수하고 소박한 책이다. 헨리가 펴낸 다른 책들과 달리, 완성 후 교정을 보고, 세심하게 초고를 다듬고 수정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야말로 헨리 나우웬의 지극히 개인적인 매일의 일상을 적은 기록이기 때문에, 특정한 주제를 전달하려는 뚜렷한 집필 의도나 일관된 스토리라인도 없다. 헨리 나우웬은 그저 단순하게 자신의 일상과 때로 미처 정리되지 않은 자신의 생각들, 느낌들을 적어내려간다.

      그의 심오한 책들에 매료된 많은 독자들에게, ‘평범한 우리와는 다르고 특별한 영적 거장의 모습’으로만 상상될 이 저명한 크리스천 문필가의 일기 곳곳에서, 유난히 외로움을 타고, 친구들의 관심과 애정을 그리워하고, 작은 일에 서운해하는 한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한다. 가감없이, 숨김없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의 정직한 감정적 고백은 이내 새로운 묵상의 주제가 된다.

버림받은 듯한 기분은 언제나 구석에 도사리고 있다. 그것이 얼마나 순식간에 그 흉측한 고개를 쳐드는지 연싱 놀랄 뿐이다. 어제도 내 존재 가장 깊은 곳에서 그 못난 기분을 느꼈다. <중략> 걸핏하면 도져서 다시 피 흘리기 시작하는 이 내면의 상처를 어찌할 것인가? 너무나 익히 아는 상처이다. 오랜 세월 내게 있어온 것이다. 이 상처– 사랑받고 싶은 끝 모르는 욕구과 거부당하는 것에 대한 집요한 두려움-는 영영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늘 버티고 있다. 하지만 선한 뜻이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은 내 구원에 이르는 길이요 영광에 들어서는 문이며 자유로 향하는 길일지 모른다. 나의 이 상처는 위장된 선물임을 나는 알고 있다. 짤막짤막하면서도 강렬한 이 많은 유기의 경험을 통해 나는, 두려움을 버리고 하나님의 손에 내 영혼을 맡기는 법을 배우는 새로운 자리로 나아가게 된다. 그 분은 끝없이 나를 받아 주신다. (p. 49)”

      책 소개에 쓰여진 것 처럼,이 책은 아주 천천히 읽어야 한다. 흥미진진한 소설책을 읽듯 단숨에 읽어서는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숨겨진 깊이를 깨닫지 못한다. 단순해 보이는 일상의 기록, 생각의 편린, 그 행간 마다 본향을 그리워하는 헨리 나우웬의 믿음의 깊이가 숨겨져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대하는 시사뉴스, 영화, TV 프로그램, 영화제의 카달로그에서, 차창 밖으로 보여지는 도시의 야경과 계절을 알리는 자연을 보며, 헨리 나우웬은 영적인 하늘보화를 캐낸다.

      평범한 일상의 기록답게 책의 곳곳에 수많은 헨리 나우웬의 다양한 친구들이 등장한다. 그의 글을 천천히 따라 가다보면 오랫 동안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 93세의 아버지와의 무언의 화해, 공동체에서 만나 오랫 동안 섬겼던 절친한 장애인 친구의 슬프지만 또한 기뻤던 장례식, 암으로 투병중인 시카고의 버나딘 추기경, 헨리에게 또다른 영적인 깨달음을 얻게했던 써커스 곡예사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아무것도 줄 수 있는 것이 없는 가난하고 무력한 중증 장애인 친구에서부터 멕시코의 세계적인 휴양지 칸쿤의 최고급 호텔의 숙박과 관광비용을 부담해주는 재력가 친구와 미국의 상원의원까지, 개신교 목회자로부터 카톨릭 추기경까지, 다양한 교우관계를 별다른 어려움없이 유지하는 헨리의 열린 모습에서, 복음 가운데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었던 바울의 잔영을 발견한다.

“세상에 속하지 않으면서 세상에 산다는 것, 하나님 나라의 유익을 위해 세상의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 받을 것보다 줄것이 더 많다는 믿음으로 부유한 사람들을 두려움 없이 대한다는 것, 부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난한 자들을 위해 탄원한다는 것, 한 손에는 복음을 들고 한 손에는 지팡이를 든다는 것 – 이 모든 것이 투사이자 종인 바울의 자세에 녹아들어 있다. 본향으로 나아가는 우리 공동체의 모습이기도 하다. (p. 32)”

“ 위선이란 설교대로 살지 못해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설교대로 살 수 없음을 고백하지 못해서 생겨는 것이다. (p. 345)”

“인생의 많은 사건은 우리를 너무나 쉽게 사방으로 잡아당기며 낙심하게 만든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에 뿌리박고 그 분의 마음에 든든히 닻을 두는 한 우리는 두려울 것이 없다. 죽음도 두렵지 않다. 모든 기쁨과 모든 아픔이 예수님의 나라를 선포할 기회가 되는 것이다. (p. 87)”

      1996년 8월 30일, 안식년 마지막 날 자신의 공동체로 돌아오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앞으로 다가올 자신의 갑작스런 죽음을 채 3주도 남겨두진 않은 시점에서 이 일기는 끝을 맺는다. 1년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 온 헨리의 방은 수 많은 꽃과 풍선, 환영 카드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헨리는 다음의 말로 일기를 맺는다.

“얼마나 아름다운 밤인가! 얼마난 따뜻한 환영인가! 과연 안식년은 끝났다. 이렇게 다시 돌아오니 참 좋다. (p. 348)”



      이땅에서의 곤한 나그네 여정을 마치고 돌아간 헨리 나우웬의 본향집은 아마 셀 수 없이 많은 꽃으로 가득 채워져 긴 여행길에 지친 그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역시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세상에서의 나그네 여행은 끝났다. 이렇게 돌아오니 참 좋다!”

      자기 자랑과 변명으로 덧칠된 작위적인 간증집이나 자서전이 아닌, 소박하고 꾸밈없는 한 참된 신앙인의 일상적인 기록과 생각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원제: Sabbatical Journey (by Henri Nouwen), The Crossroad Publishing Company,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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